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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책을 거의 잡지 않았다. 사실 못했다. 오랫동안 잡고 있을 수가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새벽을 새더라도, 별것 아닌 책이라도 끝까지 읽었지만 요즘은 책을 잡으면 손이 저려 오는 것이다. 뭐 이런 상황이 다있나. 대신 안구건조증에 많은 공헌을 하는 영상물을 많이 보았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영상물이 결코 책에 비해 떨어지는 매체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실존의 문제라면 제이슨 본 시리즈를 보면서도 충분히 고민할수 있는 것 아닌가. 문화인이라면 선선한 가을 바람 맞으며(지금 맞으면 딱 얼어죽기 좋으며) 책을 읽어야지, 라는 마음가짐은 안타깝게도 시간만 나면 친구를 끌고가 플스방에서 위닝을 하고 축구를 보며 그날의 경기분석을 하는 내게 별로 없었다. 왜 근데 위닝을 자꾸 지는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난 내가 위닝 달인이 될수 없는 이유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 축구 잡지를 구매하면서 스리슬쩍 어울리지도 않는 문화인 행세를 하기 위해 요즘 잘 건들지도 않는 책을 껴놓는 것이 나의 실수였다. 젠장, 위닝만 할걸.

  그렇게 간만에 잡은 책이 연을 쫓는 아이였다. 사실 아스날의 골키퍼 옌스 레만이 제일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다. 상당히 품격있는 소설을 좋아하드라. 제목과 작가 이름, 사실 작가를 알고 있는 것은 전혀 아니고, 왠지 모르는 작가인데다가 미국 내 소수 민족 같아 보이니 오호, 이거 왠지 폼 나는걸, 이런 식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간만에 500쪽이 넘는 책을 단숨에 읽어내릴수 있었다. 놀라웠다.

Posted by 시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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