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는 뉴욕 출신의 포크(?) 듀오입니다. 포크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음악 트는 순간 뭐야 이것들은?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실 거예요. 굳이 어떤 음악을 했냐고 하면...미술에서 이것저것 막 오려붙이는 걸 콜라쥬라고 하잖아요? 음악으로 콜라쥬를 했다고 보면 됩니다. 스튜디오에서 미디로 소리 찍는 건 쉬운데, 북스는 쓰는 악기가 어쿠스틱 기타와 각종 현악기를 사용한다는 점이 아주 독보적이죠. 첫 줄에 굳이 포크 듀오라고 한 까닭이에요. 현재는 해체했어요. 인터뷰에서 자세히는 안 밝히는데 아마 둘이 대판 싸우고 깨진 것 같습니다.


  우리 누나가 이 곡을 참 감명 깊게 들었는데, 다 들려주고 나서 해체한 밴드라는 걸 알려줬거든요. 그러자 누나가 말하더군요. "이런 음악을 세상에 두 명이나 했다는 것도 놀라운데, 심지어 헤어지기까지 했어. 그런데 헤어지려면 만나야 하잖아?" 정말 기적같은 일이죠. 이렇게 소리를 그냥 제멋대로 오려붙이는 것을 음악이라고 생각한 인간이 두 명이나 뉴욕의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살았다니까요. 폴 데 종이 닉 자무토를 저녁 식사에 초대햇고, 자기 작업물을 몇 곡 들려줬는데 여기서 의기투합인거죠. 웃기는 건 본인들 작업물에 비하면 북스의 곡은 팝음악에 가깝다고 하니, 혼자서 쓰던 곡은 대체 어떤 곡인지를 모르겠네요.


  바로 어제 올린 스푼의 곡은 요소요소별로 뜯어보면 굉장히 단순한 곡이라고 했는데, 이 곡은 요소요소별로 보면 개개로는 결코 음악이 될 수 없는 나레이션이나 비명소리 같은 이상한 소리들과 현악기의 간단한 선율 몇 개가 마치 젠가퍼즐처럼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있죠. 어느 평론가가 우연효과를 굉장히 잘 사용했다고 호평했는데, 북스 쪽에서 반박을 했어요. 우연히 아니라 철저히 계산한 거라고요. 그냥 우기는 거라고 할 수는 없는 게, 노래가 아닌 어디선가 따온 음성이 현악기의 선율에 얹힐 때 박자감이 살아있는 걸 보면 이건 분명히 치밀한 계산의 결과죠.


2013.3.21.


Posted by 시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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