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여행은 48일째. 갓 반환점을 돌았다. 지금까지 했던 만큼 한 번만 더 하면 여행이 끝난다. 남은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현재 위치는 코트부스, 드레스덴과 베를린 사이에 있는 오래된 마을이다. 중세시대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라고 한다. 이틀 돌아본 결과 아무 것도 없는 마을이라는 게 확인됐다.

글이 좀 밀렸다. 이제 막 빈에 있을 때 이야기를 썼으니 대략 열흘 정도 차이가 있다. 열흘이라니...나도 한 5일 밀린 줄 알고 있었는데 달력 보고 놀랐다. 맨날 게으르게 늘어져서 뭘 한 건지.

하여튼 반환점을 돈 기념으로 한 번 정리해봤다. 나중에 유럽여행할 분에게 약간이라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최고의 크리스마스 마켓: 류블랴나(슬로베니아)
류블랴나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정말 지역민들의 축제다. 일단 어느 마켓보다도 사람들이 신이 나 있다. 노래를 연주하면 다 같이 테이블을 두들기며 따라부르고, 연인들은 좁은 골목에서 춤을 췄다. 난 떠나려던 차에 많이 취하신 할머니에게 붙들려 같이 춤을 춰야 했다 ㅜㅜ

최고의 맛: 이스탄불(터키)
터키 가서 밥 맛 없었다는 여행자 별로 못 본 듯 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적어도 이스탄불의 음식은 정녕 한국인의 맛이다. 흔히 고등어 샌드위치로 불리는 발릭 에크멕도 빵 사이에 고등어를 껴서 먹는다는 발상 때문에 엽기 음식 취급 받지만, 막상 한 입 깨무는 순간 흰 쌀밥에 얹어먹던 고등어구이가 떠오를 것이다.

돈 많으면 재밌을 곳: 베네치아(이탈리아)
그래서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날씨...뻐킹....

돈 좀 적어도 재밌는 곳: 부다페스트(헝가리)
야경, 온천, 시장 등등...특히 일행이 많다면야! 제일 맘편하고 즐겁게 관광했던 때임.

기대이하: 두브로브닉(크로아티아)
비행기까지 타고 간 곳이라서 더욱 더. 차라리 스플릿에 갔으면 괜찮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더욱 더욱 더 아쉬운 곳. 비가 안 내렸으면 괜찮았을까 바람이 안 불었으면 좀 나았을까...아니면 물가 때문일까.

기대이상: 브라티슬라바(슬로바키아)
체코 들어가기 전에 잠깐 쉬었다가는 동네로 생각하고 갔다. 별 기대도 없었다. 브라티슬라바 성 망루에서 내 인생 최고의 일몰을 보개 되었다. 노을만 두 시간 쳐다봤다.

최고의 술집: 플로브디프(불가리아)
에 있는 다운로드 락 바. 거기 사람들이 아니었으면 생일이 얼마나 심심하고 외로웠을까. 음악을 자꾸 헤비메탈만 틀어대는 거 빼고는 다 좋았다. 근데 정신 차리고 보니 술값 안 내고 나왔다....ㅜㅜ

최고의 해변: 바투미(조지아)
사실 바다 볼 일이 별로 없어서 선정에 별 어려움이 없다. 여름에는 참 아름다운 휴양지일듯 하나,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그 누구도 갈 일 없겠지.

최고의 야경: 부다페스트(헝가리)
영예의 2관왕. 역시 야경은 조명싸움이다.

최고의 박물관/미술관: 빈(오스트리아)

최고의 풍경: 플리트비체 국립공원(크로아티아)
어디가서 플리트비체 전부 돌았다고 자랑은 할 수 있다. 재용이 형 고마워요.

최고의 버스킹: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뭐 모차르트가 태어난 도시라서 그런가...근처에 좋은 학교가 있나...


2014/12/22

Posted by 시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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