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6년 Orion Books에서 출간된 Jon Spurling의 저서의 번역본입니다.


머릿말

N5라는 우편번호는 온전히 남아있지만, 아스날이 애쉬버튼 그루브로 이사를 가면서 경기날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이스트 스탠드와 웨스트 스탠드 1층의 비좁은 시야, 아르 데코 풍의 건물, 그리고 전통의 향기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 대신 상상을 초월하는 경기장과 웅장한 분위기는 하이버리에 결코 없던 것이었다. 어떤 아스날 팬들은 새 구장에 대해서 기뻐 날뛰었지만, 다른 팬들은 옛 구장에서 400야드 떨어진 곳이 새로운 구장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꽤 힘들어했다. 핀스버리 파크와 아스날 역을 지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가려면, 벌레먹은듯 파헤쳐지고 있는 하이버리를 지나가야 한다는 것이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팬들은 아직도 이스트 스탠드에 모여, 옛일을 추억하는 것 같기도 하고, 굳게 잠긴 문 사이를 슬쩍 보며 일꾼들이 무얼 하나 보고싶어 하는것 같기도 하다. 푼돈으로 하이버리의 추억 한 조각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공사 인부들이 쉐필드 유나이티드 경기에 앞서 아스날 로고가 박힌 타일을 하나에 5 파운드 지폐 한 장이면 판다고 한다. 다른 곳에서 부르는 가격에 비하면 완전 에누리가 아닐 수 없다.

  "아직 우리 집 같지가 않아요. 새로운 주택부지에 온 기분이에요. 우리와 함께한 추억이라든가 우리의 물건 같은게 너무 없어요. 너무 낯설어요."

  어떤 아스날 팬이 새 경기장에 대해 한 말이다. 아마 이 사람 혼자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듯 싶다. <토요일이 오면> 최근 호의 어느 기사에서는 에미레이츠는 영혼이 없으며, 클럽의 심장은 아직도 하이버리가 있던 그 자리에서 뛰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물었다. '우주시대 풍의 건축물'이라는 표현만 제외하면, 아스날이 울위치를 떠난 1913년에도 비슷한 반응이 있었다.

  2006년 11월 아스날이 리버풀을 이긴 경기 전까지 나도 여전히 아스날 경기를 보는 것이 예전 같지 않을까봐 걱정을 했다. 애쉬버튼 그루브를 가는 일은 허버트 채프먼이 하이버리가 가지고 있다고 했던 친숙한 분위기라기보다는, 카디프에 있는 밀레니엄 스타디움을 방문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내가 습관적으로 내리는 장소인) 핀스버리 파그 역에서 내려 (내가 가장 좋아한는) 새인트 토마스 로드를 성큼 걸어 내려와 (하이버리 시절 내가 경기를 기다리던 장소인) 올드 트라이앵글로 들어가서, 아스날이 라이벌 하나를 3-0으로 박살내는 모습을 보면서 비로소 우리가 이사왔다는 것을 느꼈다.

  경기가 종료되고 나갈 때 끝이 보이지 않는 인파는 아직 짜증나고, 많은 팬들이 팀을 보는 것보다 하프 타임에 마실 것을 더 찾는 것이 화가 나며, 그리고 긴 줄이 싫은 수천의 서포터들이 결코 경기를 끝까지 보지 않을 거라는 점에서 분노하지만, 그래도 이제 우리 집이라는 기분이 든다. 애쉬버튼 그루브로 오는 길에 우뚝 서 있는 우리 옛 구장을 슬쩍 보지 않는 것도, 수많은 극적인 승리와 팬들과 선수들이 하이버리 안에서 같이 누린 감동을 잊는 것은 참 힘드지만, 앞으로 올 몇년간 아스날과 그 팬들이 뒤돌아 볼만한 일이 없었으면 한다. 최소한 자주 돌아보는 일만은 없었으면.

  독자분들이 이 책을 즐겁게 읽어주시길 바란다.

2006년 11월
존 스펄링




머릿말

태동기
침입자들-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1)-자리 잡기-첫번째 경기-토튼햄 놈들-아스날의 첫번째 슈퍼스타

1930년대
채프먼이 하이버리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고백:건설 인부들-타지 마할-"위이 알렉"-가장 가슴쓰린 경기-하이버리의 전투-"이 친구들 만날 때가 됐군"-야유 받은 친구들:브라인 존스-고백:테라스 청소부-은막 위에서

1940년대
뻥 터져버렸네-내 축구는 어디 있지?-"계집들이 여기에 있어"-컬트 히어로:조 머서

1950년대
환한 불빛 아래서-구사일생-앙증맞은 것들이 돌아왔다네

1960년대
텅 빈 공간-가장 위대한 인간-두 스탠드 이야기-규칙 따위 필요 없어-고백:정비사, 악사-런던의 악동들

1970년대
부활-어중간하게 하지마라-머리부터-잊혀진 영웅-찰리 조지 만세-컬트 히어로:테리 만시니-때리고 부수고-편견 없이?(1)-교감하기-컬트 히어로:윌리 영-불세출의 천재

1980년대
검투사들-라디오 매치-야유 받은 친구들:하이버리의 무능력자들-이게 아직도 축구로 보이니-컬트 히어로: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찰리 왕자님의 길-아스날 액션 그룹-고백:마스코트, '부자 되세요' 걸-"문을 열고 나가 아스날의 일원이 되어라"-컬트 히어로:페리 그루브스-막대기와 돌맹이-고백:팬진 편집자-기업정체성-변하지 않는 것이 뭐가 있으리

1990년대
정권교체-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리 생애 최악의 순간-사요나라 노스 뱅크-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2)-개좆?-컬트 히어로:앤더스 림파-환상특급-심장마비-베르캄프 원더랜드-초전박살-저스트 던 잇-맨체스터 촌놈 길들이기-아름다운 날-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3)-이상 기류-록키를 추억하며

새천년
바바붐(1)-사인해서, 봉인하고, 배달 완료-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4)-고백:변호사, 암표상, 경기장 관리인, 안내인-타이틀 냄새가 난다-바바붐(2)-권력 이동-무적의 팀?-컬트 히어로:레이 팔러-외인부대-고요를 깨우다-편견 없이?(2)-감회어린 곳-유럽 제패의 길-초침은 흘러가고-그리고 마지막

감사의 말




Posted by 시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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