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6년 Orion Books에서 출간된 Jon Spurling의 저서의 번역본입니다.

1980년대-고백: 마스코트, '돈 많이 버세요' 걸

마스코트, 다니엘 쿼이

"저는 1983-84 시즌 개막전에서 아스날의 마스코트로 선정되었습니다. 마스코트가 처음으로 등장한 시즌이었는데, 하이버리에 더 많은 가족 관중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6월 1일 전에 가입한 주니어 거너스 중에서 선발하였지요. 대략 회원이 총 15,000명 정도였는데, 확률 상으로 마스코트가 되기는 거의 불가능하지요. 제가 뽑힌 날이 아직도 뚜렷히 기억납니다. 전 7살이었는데 학교의 교장님선생님이 수업 중에 저를 불러 제가 선택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집에서 전화를 받으셨지만 너무 흥분되어서 바로 학교에 전화한 거지요.

  그 날, 찰리 니콜라스가 셀틱에서 영입된 후 뛰는 첫 경기라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당시 경기 시작 90분 전에 마스코트들은 데비 웨이크포드를 만나야 했습니다. 그분이 이스트스탠드에서 제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저를 무척 잘 돌바주셨죠. 그 다음에 저는 심판 대기실에서 아스날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아스날 이사진 관람석을 구경하였습니다. 또한 트로피 전시실에도 들어갔지요. 아스날이 우승한지 꽤 된지라, 정말 이제 뭔가 채워놓아야겠다 생각했어요. 당시 마스코트들은 선수들과 같이 달려나오지 않았어요. 어쨌거나 그 경기에서 모든 선수들은 찰리 니콜라스를 팬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따로따로 뛰어 나와야했지요. 테리 닐이 저를 번쩍 안아들었어요. 그리고 가족 관람석 쪽으로 이동했어요. 축구 공들이 쭉 늘어서 있어서 제가 그 공들을 관중석으로 차 넣어야했어요. 하지만 제가 너무 작아서, 손으로 던져 광고판만 맞추는 것이 전부였지요. 그리고 그게 경기 끝날 때까지 한 일의 전부에요. 선수들과 같이 워밍업을 한 것도 아니고, 요즘처럼 주장과 악수를 하지도 않았죠. 그저 이스트 스탠드 1층에 앉아 경기를 봤어요.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이 모이는 라운지에 들어갈 수 있었죠. 당시에는 하프웨이 하우스라고 불렀어요. 선수들이 사인한 공을 받았고, 따로따로 사인도 받을 수 있었어요. 클럽은 너무 좋았고 저를 너무 반겨주더군요. 그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는데, 찰리 니콜라스를 본 것이었어요. 여름 내내 띄어주던 선수를 실제로 보니 너무 놀라웠어요. 시간이 지나니 기억이 좀 흐릿하긴 하네요. 그 후에 부모님과 같이 중식당에서 저녁을 먹었구요. 현재 저는 클럽 사무실에서 일합니다. 원정 경기 때 팬들의 교통편을 마련하지요.

  아스날 마스코트들과 많이 만나서, 많은 정보와 조언을 해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제가 '멈춰있는 순간'이라고 부르는 때를 엄청 즐겨요. 걸어들어와서관중들에게 환호를 받고, 옌스 레만이나 다른 골키퍼에게 슈팅을 몇 번 날리죠. 그럼에도 마스코트들이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고 토로하더군요. 그 시즌은 클럽이 처음으로 의식적으로 가족 관객을 모아보려고 한 때였고, 그래서 클럽의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삶에서도 그렇구요!"

'돈 많이 버세요' 걸, 사라 조지

"80년대 초반에 축구팀들은 경기 입장 수익만 가지고는 안 되겠다 싶어서 다른 방도를 마련해야했어요. 빅 매치를 제외하고 관중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으니까. 아스날 같은 클럽도 스폰서십 같이 다른 방편을 동원하여 관중을 모아야겠다고 결정한 것이에요. 내가 경품걸이 되기 1년 전에 타블로이드에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클럽이 직원들에게 더 이상 크리스마스 때마다 나누어준 칠면조를 주지 않겠다는 기사가 실렸어요. 어이가 없는 내용이지만, 그 강력한 아스날도 위기의식이 생겼다는 것을 말해주는 거겠죠.

  제가 어쩌다가 경품걸이 되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요. 아마 제 남자친구가 이슬링턴 가제트에서 광고를 봤을 거에요. 혜택 중 하나가 아스날 경기를 공짜로 볼 수 있다는 것이었고, 전 열렬한 아스날 팬이었으니까 딱이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여자애들은 그리 즐거워하지 않아서, 하프 타임에 일할 때까지 차만 계속 들이켰죠. 여자와 축구가 아직 어울리지 않는 때였으니까요. 남자 관중 몇몇이 집적대기도 해요, 요즘 노스 뱅크에서 판촉사원들에게 그러는 것처럼요. 그래도 90년대 스카이 댄싱 걸들에게 하던 짓을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정말 친절했지요.

  왜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말해준 사람은 없었어요. 그냥 '돈 많이 버세요' 행사는 경품추첨 같은 거라, 팬들에게 돈을 좀 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만약 번호가 불러져 당첨이 되면, 그 사람은 다음 홈 경기에서 주로 잘 못하는 아스날 선수에게 수표로 돈을 받을 수 있었어요. 클럽이 돈 좀 벌어볼 속셈이라는 것이 빤히 보였죠.

  제가 가지고 있는 옛날 사진들을 보면, 우리는 그냥 스튜어디스들 처럼도 보이네요. 타이즈를 입고, 흰 티셔츠를 입었어요. 그렇다고 가슴 크기 가지고 뽑혔다는 것은 아니에요. 경기 시작하기 전과 하프 타임에 노스 뱅크 앞에 모여서 스탠드 앞뒤를 돌아다니며 50센트에 응모권을 판매했어요. 제 사진을 보니 마치 티파우의 캐롤 데커처럼 보이네요. 머리를 모두 뒤로 넘겨가지구요. 80년대 스럽죠. 말했다시피, 몇몇 남자들이, 아니 사실 대부분이 짓궂었어요. 다들 한패였다니까요. '가슴 좀 보여줘' 같은 말도 하고. '다 벗어봐' 같은 것도 있었죠. 휘파람 소리는 얼마나 많이 들었던지. 결국 여자애 중 몇 명은 관중들과 연애를 했고, 결혼까지 한 사람도 있다고 해요.

  80년대 중반에는 용기만 조금 내면 선수들 라운지에 들어가서 찰리 니콜라스를 만날 수도 있는 때였어요. 우리 대부분 찰리를 좋아했어요. 그러니까 80년대 식으로요. 한 번은 몰래 들어갔더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색 슈트에 검은 타이를 하고 서있는 거에요. 베를린이라는 밴드 멤버처럼 생겼어요. 너무 잘 생겼어요! 제가 25살이었는데, 사춘기가 막 온 소녀처럼 수줍어했던 것 있죠. 그 옆에 서서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는데, 뭔지는 잘 기억 안 나요. 그러데 그 순간 수잔 단도가 걸어들어왔어요. 당시 그 여자가 TV 해설자를 하고 있었고, 결국에는 앤디 그레이와 결혼했잖아요. 그녀가 저를 슥 보더니, 그에게 귓속으로 속닥속닥하더니 둘이 사라졌어요. 그 여자가 그때부터 싫어졌어요!

  저는 '돈 많이 버세요' 걸을 90년대 초에 관두었고, 조만간 아예 행사 자체가 사라졌어요. 그때 쯤 클럽에서 박스석을 도입하고, 기업적으로 발전해나가서, 이런 경품 행사로 버는 돈이야 크게 필요도 없고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클럽이 새롭게 돈 벌 방도를 찾고 있었다는 증거야 되지요. 전 제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해요."



머릿말

태동기
침입자들-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1)-자리 잡기-첫번째 경기-토튼햄 놈들-아스날의 첫번째 슈퍼스타

1930년대
채프먼이 하이버리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고백:건설 인부들-타지 마할-"위이 알렉"-가장 가슴쓰린 경기-하이버리의 전투-"이 친구들 만날 때가 됐군"-야유 받은 친구들:브라인 존스-고백:테라스 청소부-은막 위에서

1940년대
뻥 터져버렸네-내 축구는 어디 있지?-"계집들이 여기에 있어"-컬트 히어로:조 머서

1950년대
환한 불빛 아래서-구사일생-앙증맞은 것들이 돌아왔다네

1960년대
텅 빈 공간-가장 위대한 인간-두 스탠드 이야기-규칙 따위 필요 없어-고백:정비사, 악사-런던의 악동들

1970년대
부활-어중간하게 하지마라-머리부터-잊혀진 영웅-찰리 조지 만세-컬트 히어로:테리 만시니-때리고 부수고-편견 없이?(1)-교감하기-컬트 히어로:윌리 영-불세출의 천재

1980년대
검투사들-라디오 매치-야유 받은 친구들:하이버리의 무능력자들-이게 아직도 축구로 보이니-컬트 히어로: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찰리 왕자님의 길-아스날 액션 그룹-고백:마스코트, '부자 되세요' 걸-"문을 열고 나가 아스날의 일원이 되어라"-컬트 히어로:페리 그루브스-막대기와 돌맹이-고백:팬진 편집자-기업정체성-변하지 않는 것이 뭐가 있으리

1990년대
정권교체-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리 생애 최악의 순간-사요나라 노스 뱅크-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2)-개좆?-컬트 히어로:앤더스 림파-환상특급-심장마비-베르캄프 원더랜드-초전박살-저스트 던 잇-맨체스터 촌놈 길들이기-아름다운 날-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3)-이상 기류-록키를 추억하며

2000년대
바바붐(1)-사인해서, 봉인하고, 배달 완료-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4)-고백:변호사, 암표상, 경기장 관리인, 안내인-타이틀 냄새가 난다-바바붐(2)-권력 이동-무적의 팀?-컬트 히어로:레이 팔러-외인부대-고요를 깨우다-편견 없이?(2)-감회어린 곳-유럽 제패의 길-초침은 흘러가고-그리고 마지막

감사의 말



Posted by 시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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