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6년 Orion Books에서 출간된 Jon Spurling의 저서의 번역본입니다.

1990년대-심장마비

1990년대 중반, 적어도 그때는 포병대가 맨유의 패권에 도전할 수 없던 것은 명약관화했다. 림파와 로캐슬 같은 재능이 떠나고, 아스날 경기는 열심히 뛰고, 힘으로 밀어붙이며, 거친 수비를 하고, 중원에서는 상대를 걷어차는 경기가 되었다. 림파가 회상했다. "아스날에서 제가 머무른 마지막 시즌에서 조지 그레이엄은 저를 에디 맥골드릭으로 대채했어요. 윙어라고 할 수 없는 선수에요. 저는 상대 선수들을 그 선수처럼 걷어차지 않아요. 하지만 팀원들이 전부 그런 선수들이면, 기술보다는 힘과 체력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팀은 이안 라이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었고, 한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팀은 결코 우승을 할 수 없습니다."

  90년대 중반 포병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점점 약해지고 있었지만, 유럽 대회에서는 적합한 팀이 되고 있엇다. 그레이엄의 아스날은 1991-92시즌 유로피언 컵에서 벤피카에게 홈에서 3-1로 패한 이후 유럽 축구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쓰디 쓴 교훈을 배웠다. 폴 데이비스가 회상했다. "에스타디오 다 루즈에서 1-1로 비긴 후에는 우리가 유리했습니다. 하지만 2차전에서 우리는 당황했고, 완전 말려들어가 조지가 싫어하는 우왕좌왕 축구를 하고 말았지요. 조지는 경기 이후 말이 없어지더니, 유럽에서 이기려면 엄청난 자제, 침착함, 그리고 볼 점유율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1993-94 시즌, 팀은 컵 위너스 컵에서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머쥐는데 도가 텄다. 아스날은 9-0-1 포메이션으로 델레 알피에서 0-0 무승부를 거두었다. 데이비드 힐리어가 토리노의 플레이메이커 벤투린을 그림자처럼 마킹하였고, 2주 후 2차전에서 토리노는 자신들 방식의 수비축구로 돌려주었다. 두 명의 수비수가 밤새 이안 라이트를 묶어서 경기는 연장전까지 갈 뻔 했다. 하지만 토니 아담스가 폴 데이비스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 공을 집어넣었다. 스티브 모로우는 '팽팽하고, 강렬하고, 거친' 경기였다고 정리했다. "그 경기가 뛰기 재밌는 경기는 아니었고, 차라리 실수를 하지를 않기를 바라며 할 일을 하는 것에 가까웠습니다. 당시 우리가 가진 팀으로는 우리 마음대로 경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공격적인 선수가 없었으니까요. 혹은 조지가 애초에 그런 축구를 원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죠."

  한 달 후, 파리 생제르망이 4강 2차전을 위해 하이버리로 원정을 왔다. 관중석에서는 빨갛고 흰 카드섹션으로 '조지 그레이엄과 레드 앤 화이트 아미'라고 만들어 팀을 맞았더. 아스날의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은 다비드 지놀라와 발도를 막고, 존 옌센은 발도를 제압하기 위해 특별히 지시를 받았다. 케빈 캠벨의 골로 아스날은 아슬아슬하게 1-0으로 신승했다만, 이안 라이트가 경고를 받고 눈물을 흘렸다. 결승전에 나올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종료되었고, 이로서 아스날은 14년만에 처음으로 유럽대회 결승전에 나가게 되었다. 모로우의 말에 따르면 선수들은 "…완전히 진이 빠졌습니다. 이런 식으로 축구를 하려면 경이로운 집중력이 필요해요."

  하이버리에서 열린 모든 컵 위너스 컵 경기 중에서, 1995년 4월 삼프도리아와 벌인 경기는 스테판 슈바르츠의 말에 따르면 '심장마비를 일으킬 만' 하다.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기자인 헨리 윈터가 평했다. "조지 그레이엄의 아스날은 유럽 대회에 접근하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그들은 벵거의 팀에 미치지 못하지만, 경기장에서 어떻게 수비할 줄 알고, 이안 라이트를 이용하여 중요한 골을 거머쥘 줄 압니다. 훈련이 잘된 팀이죠." 1994년 월드컵이 끝나고 영입된 슈바르츠가 말했다. "제가 아스날에서 보낸 한 시즌이 썩 훌륭하진 못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특히 아스날 같은 팀에서 뛴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지만, 그때 아스날이 힘든 시기였으니까요. 중원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싶어도 이안 라이트에 대한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서 힘들었어요. 제 임무는 수비진을 보호하고 이안 라이트에게 패스를 찔러주는 거였습니다. 양쪽으로 힘들었죠. 솔직히 제 머리 위로 공이 너무 날라다녀서 쳐다보느라 목이 아팠어요. 은유법이지만, 정말 저런 기분이었다니까요. 제가 있던 한 해 동안 아스날 팬들은 축구가 별로 재미없었을 거에요. 하지만 삼프도리아 전때는, 다들 조심성을 집어던지고, 선수들과 팬들이 모두 중요한 때에는 온 힘을 다해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삼프도리아 전때 조지는 이미 해임당하고 없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가 만든 팀이었어요. 하지만 그날 우리가 한 축구를 그가 좋아했으리라곤 생각할 수 없군요."

  삼프도리아전은 아스날이 이탈리아 팀들을 상대할 때의 능력을 보여주는 경기였다. 작년의 파르마 전처럼, 포병대는 객관적으로는 더 약한 팀이었지만, 삼프토리아에서 데이비드 플랫과 뤼트 굴리트가 출장정지로 빠진 것이 위안이었다. 슈바르츠가 회상했다. "피치로 나가기 전에 감독 대행이었던 스튜어트 휴스턴이 아틸리오 롬바르토와 로베르토 만시니를 꽁꽁 묶으라고 지시했습니다. 우리는 해냈지만, 스튜어트가 원한 식으로는 아닙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몰아붙였습니다."

  5분 만에, 리 딕슨의 휘는 슈팅을 왈테르 쳉가가 튕겨내었다. 삼프도리아 박스 안에서 공이 구르자 데이비드 힐리어가 슈팅을 했지만 쳉가가 쳐내었다. 그때 흘러나온 공을 불드가 밀어넣었다. 10분 후, 불드의 헤딩이 다시 쳉가의 키를 넘겨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스테판 슈바르츠가 회상했따. "스티브의 두 골 다 멋졌어요. 사실 두 번째 골은 의도한 것 같진 않았지만요. 누가 불드가 두 골을 넣는다에 10파운드를 걸어가지고 10,000 파운드를 땄다고 하더군요. 스티브 덕에 우리 모두 기뻤어요. 첫번째 골은 진짜 완벽했어요."

  후반전에, 블라디미르 유고비치가 추격골을 득점했다. 하지만 이안 라이트가 폴 머슨의 스루패스를 받아넣어 3-1로 앞서나갔다. 슈바르츠가 설명했다. "라이트다운 모습이었어요. 그날 하루종일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최고의 스트라이커들은 한 번이면 족하죠. 그게 바로 그가 우리 팀에 있는 이유였어요. 관중들은 완전히 미쳐 날뛰었습니다." 유고비치가 한 골을 더 넣어서 3-2가 되었다. 그리고 10분 후, 경기종료 휘슬이 울렸다. 하이버리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열광했다. 삼프도리아 쪽 스탠드도 꽉 차 있었다. 런던의 이탈리아 교민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스티브 모로우가 회상했다. "아스날 팬들은 그날 밤만은 헛돈 냈다고 불평할 수 없었을 겁니다. 유럽에만 오면 새로운 목표가 생기는 기분이었어요. 리그에서의 비참한 모습은 버리고 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보다 낫다고 여겨지는 팀들을 상대로 힘을 모아 잘 헤쳐나갔지요. 조지 그레이엄이 이런 도전을 즐겼지요. 이탈리아에서의 2차전도 역시 힘들었어요. 이번에는 3-2로 졌고, 승부차기에서 이겨 결승전에 올라갔습니다. 아스날은 늘 이런 식으로 해냈습니다. 하이버리에서 비기거나 겨우 이기고, 원정에서 진짜 영광스러운 순간을 거머쥐는 것이죠."

  슈테판 슈바르츠가 고백했다. "제가 아스날에서 치른 모든 경기 중, 그 두 경기가 다른 어떤 경기보다도 소중합니다. 제 선수생활 전체에서 꼽아봐도 그럴 겁니다. 흥미롭지요, 제가 요즘 TV에서 아스날 경기를 많이 보기는 하지만 10년전의 아스날 팀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벵거의 팀은 그 수 많은 재능을 가지고도 거친 수비수들과, 공간을 만들기 위해 돌아들어가는 공격수들을 상대하지 못하잖아요. 제가 있던 아스날 팀은 이기려면 약간의 융통성과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하지만, 요즘 아스날 팀이 훨씬 재미있는 축구를 하죠. 그러니 어느 상황에나 다 장단점이 있는 법이에요."



머릿말

태동기
침입자들-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1)-자리 잡기-첫번째 경기-토튼햄 놈들-아스날의 첫번째 슈퍼스타

1930년대
채프먼이 하이버리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고백:건설 인부들-타지 마할-"위이 알렉"-가장 가슴쓰린 경기-하이버리의 전투-"이 친구들 만날 때가 됐군"-야유 받은 친구들:브라인 존스-고백:테라스 청소부-은막 위에서

1940년대
뻥 터져버렸네-내 축구는 어디 있지?-"계집들이 여기에 있어"-컬트 히어로:조 머서

1950년대
환한 불빛 아래서-구사일생-앙증맞은 것들이 돌아왔다네

1960년대
텅 빈 공간-가장 위대한 인간-두 스탠드 이야기-규칙 따위 필요 없어-고백:정비사, 악사-런던의 악동들

1970년대
부활-어중간하게 하지마라-머리부터-잊혀진 영웅-찰리 조지 만세-컬트 히어로:테리 만시니-때리고 부수고-편견 없이?(1)-교감하기-컬트 히어로:윌리 영-불세출의 천재

1980년대
검투사들-라디오 매치-야유 받은 친구들:하이버리의 무능력자들-이게 아직도 축구로 보이니-컬트 히어로: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찰리 왕자님의 길-아스날 액션 그룹-고백:마스코트, '부자 되세요' 걸-"문을 열고 나가 아스날의 일원이 되어라"-컬트 히어로:페리 그루브스-막대기와 돌맹이-고백:팬진 편집자-기업정체성-변하지 않는 것이 뭐가 있으리

1990년대
정권교체-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리 생애 최악의 순간-사요나라 노스 뱅크-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2)-개좆?-컬트 히어로:앤더스 림파-환상특급-심장마비-베르캄프 원더랜드-초전박살-저스트 던 잇-맨체스터 촌놈 길들이기-아름다운 날-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3)-이상 기류-록키를 추억하며

2000년대
바바붐(1)-사인해서, 봉인하고, 배달 완료-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4)-고백:변호사, 암표상, 경기장 관리인, 안내인-타이틀 냄새가 난다-바바붐(2)-권력 이동-무적의 팀?-컬트 히어로:레이 팔러-외인부대-고요를 깨우다-편견 없이?(2)-감회어린 곳-유럽 제패의 길-초침은 흘러가고-그리고 마지막

감사의 말



Posted by 시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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